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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나는 것이 귀찮은 턱수염을 탈모 부위에 이식할 수는 없을까?’

탈모족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봤을 법한 상상이다. 우리 신체는 머리카락은 자꾸 빠지는데 턱수염을 자라는 것이 귀찮아 매일 면도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구조다.


이는 남성호르몬 때문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턱수염은 남성호르몬에서 자유로운 반면 탈모가 심한 부위는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모발이식에서도 남아 있는 후두부 머리카락을 탈모 부위에 이식하는데, 후두부가 상대적으로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적게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탈모 부위가 넓고 후두부 등에 남은 머리카락이 작다면 모발이식도 사실상 포기해야 했다. 넓은 부위에 밀도 있게 이식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턱수염을 이용한 모발이식 방법이 학회 학술대회에서 사례 발표되면서 이 고정관념도 깨지고 있다.

지난 12일 대한모발이식학회 주최의 학술대회에서, 백현욱 노블라인 의원 원장은 ‘심한 남성형 탈모에서 턱수염과 후두부 모발을 이용한 8800 모낭단위 이식’을 주제로 사례 발표했다.

백 원장의 사례 발표에 따르면, 모발보다 굵기가 굵고 최종 생착율을 높은 턱수염을 이용하면 보다 풍성한 모발 효과로 탈모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또한 후두부 모발은 한번 빠졌다가 자라는 모발 특성이 대부분인 반면, 빠지지 않고 바로 자라는 특성도 턱수염의 장점이다. 하지만, 굵기와 성장속도가 다른 턱수염과 모발을 균형 있게 이식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턱수염만 일정한 부위에 집중 이식할 경우 모양이 부자연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모낭 채취 시, 매스를 이용해 두피를 뜯어낸 뒤 붙어있는 모낭을 분리했던 방법이 아닌, 턱수염은 하나의 모낭단위로 뽑아내는 모낭단위적출술의 기술이 필요하다. 턱수염이 있는 얼굴에 절개를 가할 경우 치명적인 흉터가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주제를 발표한 백현욱 원장은 “모낭단위적출술의 경우 절개 없이 모낭을 채취할 수 있는 좋은 기술이지만 의사의 숙련도에 따라 수술결과가 많이 차이난다는 단점이 있기도 하다”며 “특히 턱수염 채취는 모낭의 방향과 부위별 피부의 특성들을 파악하여 수술을 해야 하는 높은 난이도의 수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낭채취 속도가 매우 중요하다”며 “수술 속도가 일정 수준에 오르지 않은 상태에서 대량이식을 시도하면, 오랜 수술시간으로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큰 고통이 될 수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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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3-06-01 15:5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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