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脫플라스틱, NGO가 만드는 ‘녹색혁명’ - 제주도, 인구 및 관광객 폭증으로 일회용 쓰레기도 급증 - 플라스틱 제로 사회를 위한 시민들의 고군분투기 소개
  • 기사등록 2021-07-11 18:5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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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호종을 폐그물이 감싸고 있는 모습 /자료출처=태평양다이빙 김병일 대표 발표자료



플라스틱 제로사회를 위한 NGO의 역할은 무엇일까? 정부, 기업, NGO 세 개 주체 가운데 가장 자유로운 활동이 보장되면서도, 가장 역할이 제한된 것이 NGO다.

NGO의 또 다른 이름은 ‘시민’이다. 환경을 파괴하는 제품을 소비하는 주체이기 때문에 가해자 입장이 되기도 하고, 파괴된 환경의 영항을 받기 때문에 피해자 입장이 되기도 한다.

많은 이들이 환경을 위해 자발적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자발적인 노력만으로 환경이 회복되기에는 인류는 이미 너무 멀리 와 있다. 시민의 노력만으로 부족하다면, 시민의 노력이 정부와 기업을 움직이는 쪽으로 방향이 맞춰져야 하지 않을까?

 

7월8일과 9일 이틀간 ICC제주 한라홀에서 열린 ‘2021 제주플러스 국제환경포럼’ 둘째날 NGO 세션에서는 플라스틱 제로사회를 위한 NGO의 향후 운동방향과 제도화 방안 등에 대해서 논의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태평양다이빙 김병일 대표는 수십 년간 바닷속에서 촬영한 사진을 소개하며 바다가 얼마나 오염됐는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줬다.

김 대표는 “제주도에서 해양 쓰레기를 수거하지만, 업자들은 무게로 계산하기 때문에 밧줄 등은 건지지 않는다. 또한 일반 생활폐기물도 가볍기 때문에 업자들이 수거하지 않고 다이버들이 일일이 주워야 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환경오염은 결국 인구 증가가 원인이다. 소, 닭, 말, 개 등 가축이 사람 250만명 분의 분뇨를 배출하고, 이것이 바다로 들어간다. 해양오염의 심각성을 다들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호구역에 설치된 문어 통발 /자료출처=태평양다이빙 김병일 대표 발표자료


아울러 “동네마다 항만시설이 물 흐름을 왜곡시키고 하수종말처리장, 양식장 등이 바다를 오염시킨다. 해양오염을 연구하는 일부 학자들은 문섬에 있는 물고기, 해조류 먹지 말라고 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제주를 찾는 낚시꾼들에게도 환경보호를 당부했다. 김 대표는 “ 낚시하는 사람들이 쓰레기를 바위 틈바구니에 끼워 넣거나 바다에 투척하는 사례를 많이 봤다. 낚시하는 사람들이 환경에 관심을 좀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제주에 다이버들이 10만명이 들어오는데, 이 사람들이 쓰레기를 수집할 수 있다면 엄청난 양을 줄일 수 있다. 제주도에서 명분만 줘도 가능할 것 같다”고 제안했다.

        태평양다이빙 김병일 대표 /자료=‘2021 제주플러스 국제환경포럼’ 유튜브 캡처


제주 관광객 연간 1850만명

제주환경운동연합 김정도 정책국장은 제주가 인구 및 관광객의 급격한 증가로 파괴되고 있는 현실을 설명했다.

저가항공사의 취항은 제주 관광객의 폭발적인 증가를 불러왔다. 제주 관광객은 1991년 300만에서 ▷2005년 500만 ▷2010년 757만으로 증가하다 ▷2013년 1085만으로 1000만을 돌파했고 ▷2014년에는 1250만 ▷2020년 1850만으로 급증했다.

인구 증가와 함께 생활쓰레기 양도 증가해 2016년 하루 994톤의 생활쓰레기는 2020년 1173톤으로 늘었고, 제주도 동복매립장 매립량도 2019년 2월부터 7월 사이 9362톤에서, 2020년 5월에서 7월 사이 1만6553톤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관광객이 몰리면서 관련 업종이 크게 확대됐다. 제주도의 인구 1만명당 커피전문점 수는 27.8개로 전국 최고이며, 2위는 강원도 22.3개이다. 두 곳 모두 관광지로 유명한 곳이다.

    제주환경운동연합 김정도 정책국장 /자료=‘2021 제주플러스 국제환경포럼’ 유튜브 캡처


김 국장은 “NGO 역할도 중요하지만 이미 구조화된 문제들, 개인의 실천을 강조하는 방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국장은 상위법 개정이 아닌 제주특별법 개정을 통한 제도 개선을 제안했다.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금지를 환경부령 조정을 통해 제한할 수 있지만 전국 단위 시행 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기 때문에 시범적으로 제주에서 실행해 보자는 것이다.

그는 “일회용 플라스틱 퇴출이라는 중장기적인 과제의 테스트 베드 역할을 제주가 수행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환경일보 김익수 편집대표는 “언론에 있으면서 ‘워싱’을 많이 봤다. 비현실적인 정책, 제도들은 ‘하는 척’만 하고 결과가 없다”며 “그래서 녹색혁신을 촉구하는 NGO의 역할이 중요하다. 중앙 집중 차원이 아닌 지역 현실에 맞는 정책이 자리 잡기를 기대해 본다”고 밝혔다.

        김익수 환경일보 편집대표 /자료=‘2021 제주플러스 국제환경포럼’ 유튜브 캡처


해조류로 플라스틱 대체

환경을 위한 소셜벤처들의 활약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장진혁 이노버스 대표는 일회용컵 재활용을 통한 사회적경제에 대해 발표했다. 장 대표는 “플라스틱컵을 PET로 단일화하고, 사용한 컵을 깨끗하게 씻어서 잘 모으면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노버스는 쓰샘 컵 수거함을 통해 깨끗하게 씻은 플라스틱컵을 수거하고, 이를 모아 원료로 사용해 이불을 만들고 이를 독거노인이나 취약계층에 전달하는 일을 하고 있다.

         장진혁 이노버스 대표 /자료=‘2021 제주플러스 국제환경포럼’ 유튜브 캡처


차완영 마린 이노베이션 대표는 플라스틱을 해조류 부산물로 대체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목재를 지나치게 사용하면 기후위기를, 식량은 기아를 불러올 수 있다. 반면 비목질계 부산물을 사용하면 환경에 영향 없이 대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차 대표는 “플라스틱보다 싸게 만들 수 있는 소재는 없다. 플라스틱 자체가 석유의 부산물이기 때문이다. 문제가 된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지만 친환경 제품은 시장에서 외면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에서 플라스틱 규제를 강력하게 하지 않으니 친환경 제품이 팔라지 않는다. 폐기물 생산자부담금 제도를 도입해 부담금을 부과하고 그걸 친환경 제품을 만드는 회사에 투입하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익수 환경일보 편집대표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해도, 시장에서 팔리지 않는 이유가 있다. 진입장벽이 너무 높기 때문”이라며 “소비자들이 제품을 사줘야 이런 기업들이 성장한다. 시장을 열어주지 못하면 어렵다. 대기업들은 별로 관심이 없다. 소비가 시장을 바꾸고 혁신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차완영 마린 이노베이션 대표 /자료=‘2021 제주플러스 국제환경포럼’ 유튜브 캡처

 

비치클린, 2년간 1882명 참여

한주영 세이브제주바다 대표는 제주에서 진행하고 있는 비치클린에 대해 소개했다.

세이브제주바다는 2년 동안 67회, 1882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해 10톤가량의 해양쓰레기를 수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로 단체로 모이는 것이 불가능해졌고, 제주 동쪽에 무인 비치클린센터를 만들어서 ‘나혼자 한다 비치클린’ 4인 이하의 비치 클린을 하고 있다.

세이브제주바다는 2년 동안 67회, 1882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해 10톤가량의 해양쓰레기를 수거했다. /자료=‘2021 제주플러스 국제환경포럼’ 유튜브 캡처


한 대표는 “수거된 해양쓰레기는 중간집하장을 거쳐 대부분 매립된다. 정부가 시스템을 만들 때까지 기다리면서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는 활동이 의미가 있을까 의문이 들었고, 재활용률을 높이는 데 기여하기 위해 플라스틱 부표 재활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이브제주바다는 쓰레기 수거에 그치지 않고 PP로 만든 부표를 골라 캠핑박스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런데 재질이 정확하게 표기되지 않아 재활용이 불가능한 부표가 많다는 게 문제다. 재질만 정확하게 표시해도 재활용이 더 쉬워질 것이다.

한 대표는 “바다 쓰레기를 줍다 보면 집에서 발생하는 쓰레기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쓰레기를 처음부터 만들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주영 세이브제주바다 대표. /자료=‘2021 제주플러스 국제환경포럼’ 유튜브 캡처


이에 대해 김수종 전 한국일보 주필은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야말로 20세기 석유문명이 낳은 가장 규모가 큰 쓰레기”라며 “상당한 양의 온실가스가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온다. 온실가스를 줄이는 방법 중 하나가 플라스틱을 줄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익수 환경일보 편집대표는 “NGO의 역할 중 하나가 현장에서 체험하는 환경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제도권이 해주지 못하는 것, 우리가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임을 느끼게 하는 것이 바로 현장에서의 교육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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